【계엄령 사태를 통해 느낀 점】
두려움 : 자유와 안전의 위협
가장 먼저 느껴진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민중이 겪었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상황을 나 역시 경험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그리고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 전쟁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오는 공포였다. 나의 자유와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특히 군대의 국회 진입 장면을 화면으로 지켜보는 순간, 손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렇지 않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았지만, 그 장면은 나에게 강렬한 두려움을 남겼다. 비록 군의 움직임이 대규모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명분 역시 충분치 않았지만, 군과 시민이 대치하는 그 순간은 단지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과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역사 속에서의 나
나는 매일 같은 일상 속에서 나 자신과의 싸움과 주변 관계에만 국한된 삶을 살아왔다. 역사와 관련된 책이나 영상을 접할 때마다 가끔씩 내가 역사 속에 살고 있음을 떠올리곤 했지만, 그 인식은 금세 희미해졌다. 그러나 이번 계엄령 사태는 내가 역사의 흐름 속에 살고 있음을 몸소 깨닫게 해 준 강렬한 경험이었다. 그동안 세상의 변화가 아무리 빨라도 실질적으로 느끼지 못했지만, 이번 경험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이 곧 역사라는 사실을 생생히 인식하게 했다. 이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소중함의 감각은 점차 흐려지겠지만, 오늘의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한국의 나약함 그리고 자긍심
국회에서 계엄 철회 요구권이 의결되며 약간의 안정감이 들었다. 하지만 환율이 급등하고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것을 보면서, 한국이 얼마나 취약한지 새삼 깨달았다. 외신에서 잇따라 보도되는 뉴스를 접하며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첫째, 국제 사회가 우리나라의 상황을 강력히 규탄해 억압적이고 부당한 행위들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둘째,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나라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외국에서 살려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외국어뿐 아니라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전문성을 키워야겠다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국회가 계엄 철회를 의결하고 시민들이 불의를 참지 않았으며, 유혈사태 없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시민의식의 성장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채 정치적 선택이 이루어졌고, 지금도 이를 비호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을 보며, 환멸보다는 "이것이 정치라는 것인가" 하는 씁쓸한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민주주의 시스템의 견고함과 허점
이번 사태를 겪으며 계엄과 탄핵 같은 국가 운영 제도가 생각보다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으며, 이는 많은 피와 땀이 녹아든 역사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을 실감했다. 앞으로도 제도는 계속 변화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번 사태가 더욱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었다면, 오히려 이 견고한 시스템이 허점으로 작용해 위험을 초래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고도화되면서 우익화와 과격화가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시행착오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어쩌면 현재 미국보다 한발 앞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상자산에 대한 새로운 인식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가상자산은 아직 연약하지만, 글로벌 통용 수단으로서 한국의 화폐보다 안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 비상사태에서는 지갑에 있는 코인을 다른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중국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열광했던 이유도 이해할 수 있었다. 가상자산은 불안정성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변동성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동결되지 않고 내가 소유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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